제68장

차은우가 극약 영상을 봤어. 영상에서 하윤은 남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사진에서 본 것보다 더 선명했다. 차은우은 잠시 미간을 찡그리며 세 글자를 되받아쳤다."한가해?" 장실장은 네가 한가하다는 세 글자를 보고 놀라서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 한가하지 않아! 그는 한가하지 않아! 사장님이 하윤아가씨를 싫어한다는 걸 눈치챘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는 갑자기 변방으로 귀양을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 절대 사장을 시험하러 가면 안 된다. 그런데, 하윤아가씨도 사장님이 좋아하시는지 별로 신경 안 쓰시죠? —— 차은우은 넥타이를 홱 잡아당겼다. 셔츠 단추도 그가 잡아당겨 하나 떨어졌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단추를 보았다. 허리를 굽혀 주웠다. 손아귀에는 세공으로 만든 단추가 불빛 아래 빛을 발하고 있었다. 지복을 천천히 내쫓고 있다. 차가운 눈으로 손목시계를 훑어보니 저녁 8시 10분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눈에 또 약간 냉기가 돌았다. —— 야시장을 나온 후, 하윤은 하준과 헤어져야 한다. 하윤이 인사를 하자 서하준은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니가 먼저 집에 데려다 주고 내가 회사 숙소로 돌아갈게." "8시가 다 돼가는데 내가 먼저 오빠가 숙소로 드릴게."시동을 걸려는 하윤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서하준은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엄숙하게 하윤을 바라보았다. "어릴 때 내가 너를 가장 많이 데리고 다녔어, 네가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면 나도 다 알아차릴 수 있어, 하윤아, 너 무슨 일 있었어?” 오늘은 그들 두 남매가 뿐이다. 하윤이가 걱정 있는지 없는지, 그가 알 수 있어. 그동안, 갑자기 사람이 변한 것 같은 하윤의 서글프고 쓸쓸한 기운이 그를 숨막히게 한 것은, 그가 키운 여동생을 감싸주고, 그가 모르는 사이에 괴롭힘을 당하는 그런 숨막힘이었다. 하윤은 서하준이 그녀를 걱정하는 것을 안다. 그녀는 깜짝 결혼 소식을 알리려고 핸들에 두 손을 잡았지만, 차은우과 은혼 합의를 떠올렸다. 몇 분 동안 머뭇거리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