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7장
그러다 서하윤은 거의 정신이 몽롱해졌고 손끝마저도 저릿저릿해졌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섹스를 끝낸 뒤 샤워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잠에 들었다.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차은우의 얼굴을 비추자 그제야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뜬 그 순간, 어젯밤 이성을 잃기 전 심씨 가문의 계략에 걸려든 장면이 떠올랐다.
순간 그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졌다.
방 안은 광란의 흔적만 남은 채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이성을 잃는다 해도 그의 몸은 진실을 속일 수 없었다.
설마 어젯밤에 자제하지 못하고 심은아를 건드린 건가?
순간 극도의 분노와 살의가 끓어올랐다.
“심은아, 너 죽고 싶어?”
차가운 입술에서 서늘한 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옆에 누운 여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마치 그 어떤 고통에 지독하게 시달리다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드러난 어깨에는 그가 남긴 흔적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 흔적을 보는 순간, 차은우는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 들며 극도의 혐오감이 가슴 깊숙이 밀려왔다.
심씨 가문, 제대로 뒤엎어 버릴 거야.
“꺼져!”
차은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 한마디에는 분노가 가득했으며 차갑고 섬뜩했다.
깊은 잠에 빠진 서하윤은 눈조차 뜰 수 없었지만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다.
누군가 그녀의 존재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아무리 불만이라도 잠자는 그녀에게 꺼지라고 하다니?
눈을 뜨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화가 난 듯 되받아쳤다.
“당신이나 꺼져! 나쁜 놈!”
여자의 나긋나긋하면서도 익숙한 목소리에 차은우의 분노에 찬 표정이 굳어져 버렸다.
이 목소리는...
차은우는 바로 몸을 돌려 자기를 등지고 있는 여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건 서하윤, 그제야 차은우의 얼굴은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서하윤이다. 심은아가 아니다.
어젯밤 그와 함께 있었던 여자는 서하윤이었다.
조금 전까지 끓어오르던 혐오감은 마치 진정제를 맞은 것처럼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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