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장

곽경훈이 바람을 피웠다는 말에 서하윤은 안색이 굳어졌지만 애써 다정하게 말했다. “일단 진정해. 너 좋아하는 버블티 사 왔으니까 우리 이거부터 마시자. 그리고 나한테 곽 대표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줘.” 서하윤의 부드러운 위로에 강은별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방문을 닫고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서하윤은 인내심 있게 강은별이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때, 문득 그녀는 ‘곽 대표님’이라는 호칭이 떠올랐다. 설마, 정말 같은 사람일까? ㅡㅡ 한편, 곽경훈은 한 시간 넘게 강은별이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왠지 불안함을 느꼈다.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계속 받지 않았다. 결국 남윤길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강은별은 이미 오래전에 집에 갔다고 했다. 강은별이 퇴근한 건 사실이다. 남윤길 측에서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강은별은 왜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까? 곽경훈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내 아내 어딨는지 알아봐.”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생겼다. 곽경훈은 누구보다 강은별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절대 이유 없이, 그리고 연락도 없이 사라질 여자가 아니다. 설령 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고 싶어 한다 해도 분명 서둘러 돌아왔을 것이다. 통화한 지도 두 시간이 넘게 지났으니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그는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늘 저녁에 혹시 교통사고가 있었는지 확인해.” 그는 약간 후회하고 있었다. 직접 픽업을 갔었어야 했는데, 아니면 기사라도 보냈어야 했는데. 이 도시 택시 기사들은 워낙 운전이 거칠어서 CCTV가 없는 곳에서는 교통 규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사고가 있었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은별아, 아무 일도 없어야 해.” ㅡㅡ 곽경훈이 강은별을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동안, 서하윤은 이미 강은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