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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장

박창식은 이 나이까지 살면서 웬만한 풍파는 다 겪어보았다. 아까 잠시 놀라긴 했지만 곧 차분함을 되찾았다. “선생님, 이건 영자 할머니가 주신 부적이에요. 이걸 몸에 지니고 있으면 영향을 줄일 수 있어요. 이번 달은 햇볕을 자주 쬐시는 게 좋겠어요. 청동기가 끼친 영향은 한 달 후면 사라질 거예요. 이번 달에는 특히 식사에도 신경 쓰시고 절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서하윤은 가방에서 부적을 꺼내 박창식에게 건넸다. 김영자는 그녀에게 부적을 여러 개 주었기에 마침 여분이 있었다. 사실 서하윤도 부적을 직접 그릴 줄 알지만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려본 적은 없었다. 김영자는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는 서하윤에게 직접 부적을 그리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그리고 환생 후, 김영자에게서 받은 편지는 김영자가 말했던 적절한 시기를 표시한다. 하지만 이번 일은 박창식과 관련된 만큼 일단 김영자의 부적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우리는요?” 박지석은 코를 쓱 만지며 쑥스러운 듯 물었다. 아직 젊긴 하지만 괜히 수명이 줄거나 병에 걸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작은 감기라도 원치 않았다. 반대로 박재성은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그저 할아버지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가 더 중요했다. 차은우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는 서하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럴 때마다 차은우는 눈앞의 여자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게서는 사람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풍겨 나왔다. 서하윤은 박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석 씨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거예요. 평소 야외 활동 자주 하시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문제없어요. 가끔 악몽을 꾸긴 하겠지만 그다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에요. 제가 두 분에게 부적 하나씩 그려 드릴게요.” 박재성은 가슴을 활짝 펴며 말했다. “악몽? 그 정도야 뭐, 방 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남자가 말이야! 그런 걸 두려워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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