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장

도통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같은 게 있달까. 주머니에서 담배 한 자루를 더듬거려 빼낸 차은우가 막 불을 붙이려 할 때, 서하윤이 그를 힐끗 쳐다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한데 엉켰고 차은우의 마음 한 켠이 부르르 떨려왔다. “거의 다 됐어.” 서하윤은 차은우가 빨리 먹고 싶어 보채는 거라 착각한 모양이다. 차은우는 빠져들 듯한 그윽한 눈빛으로 서하윤을 지그시 쳐다보니 중저음의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현관문 앞에 기댄 차은우. 뽀얀 연기가 눈 앞을 사악 가린 뒤에야 잠시 주체하지 못했던 마음이 다시 가라앉았다. —— 박지석은 오후와 밤 시간을 전부 차은우와 곽경훈에게 쏟으려 했다. 필경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든 몸들이니 이왕 만난 김에 제대로 놀고 갈 생각이었다. 계획과 달리 레스토랑에서 서하윤과 강은별을 만나는 바람에 두 사람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참 나.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박지석이다. 약혼을 한 상태지만 어쩐지 약혼 상대와는 그렇다 할 대화 거리가 없다.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박창식과 절뚝거리는 박재성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오늘 안 온다더니?” 박창식이 작은 아들을 힐끗 흘겨봤다. “차은우네랑 다 약속해 뒀는데 급한 일 생겨서 다들 갔어요.” 이내 박지석이 곁에 있던 박재성을 바라봤다. “넌 왜 할아버지랑 같이 돌아왔어?” “앞으로 재성이는 나랑 같이 출근할 거다, 서하윤이 보조 할 거라네. 요즘 나 통해서 하윤이한테 일감 주려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 곁에 보조 있으면 훨씬 편하지.” 박재성이 허리를 꼿꼿이 펴고 견결함을 표해 보였다. “작은 삼촌, 제 수두룩한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배우는 데 진심이라는 거예요. 하윤 누나한테서 열심히 배울 거라고요.” 서하윤 곁을 바짝 따라다니면 못 배울 리가 없다. “아버지, 얘 다른 꿍꿍이 품고 서하윤 씨 보조하려는 거에요. 서하윤 씨한테 어떻게 하려는 거라면 그건 한낱 꿈에 불과하다고요.” 박지석이 단도직입 적으로 말했다. 오늘 서하윤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