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3장

“그래, 악물 나한테 줘.” 서하윤이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 며칠 후. 청하 그룹 길 건너편. 차몽희는 눈앞의 빌딩을 응시하며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는데 그 눈빛에는 싸늘한 추억이 담긴 것 같았다. “참 오랜만이야. 아직도 이리 화려하게 살고 있으니 정말 기분이 X같군. 하지만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 이젠 예전과는 달라.” 가슴속에 맺힌 악한 기운은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는데 이 악한 기운은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이때 건물 아래에 도착한 장민호가 길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그는 청하 빌딩 건물을 10분 넘게 응시하고 있는 차몽희를 진작에 발견했다. 비록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건물을 지나치며 사진을 찍거나 참지 못하고 건물을 훑어보곤 한다. 하지만 이 여자는 한곳에 서서 이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장민호의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이 여자의 오관을 똑똑히 보는 건 불가능했다. 문득 뭔가 떠오른 장민호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 확대해 보았다. “이 여자야!” ㅡㅡ 휴대폰에 찍힌 사진을 보는 서하윤은 약간 넋이 나간 듯했다. 차몽희 대체 뭐지? 장민호와 최한빈까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이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여보세요.” “날 캐고 있는 거 알아요. 고주안이 찾아간 거 맞죠? 한 번 만나요. 그러면 서하윤 씨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지도?” 차몽희가 말했다. 서하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좋아요.” ㅡㅡ 통화를 끝낸 차몽희는 눈앞의 고급 단지를 바라보았다. 이곳의 집은 그녀가 몇 년을 더 분투해도 살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강서진이 이곳에 살고 있었다. 그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강서진은 대단한 재벌과 결혼해 사모님 소리를 들으며 살고 있었다. 정말... 왜 강서진은 운이 그렇게 좋은지 탄식이 절로 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싸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휴대폰의 잠금 화면은 차은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