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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오해라고요? 전 차 회장이랑 수아가 이미 사귀는 줄 알았어요.” 임수호가 실망했다. “됐어, 그만해.” 임진택은 짜증이 났다. 임수아는 벌써 친구들에게 자기가 차은우랑 결혼할 거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누군가 박지석 약혼식에 동참한 차은우랑 심은아의 사진을 단톡방에 올렸다. 박지석의 약혼식은 임씨 가문을 초대하지 않았다 왜냐면 임씨 가문은 아직 급이 안 되니까. 그래서 임수아는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서하윤 너무 악독한 거 아니야? 벌써 6시인데,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임수호가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 안방의 분위기가 순간 음울해졌다. 1층. 서하윤은 다시 임씨 가문에 돌아왔다. 여기서 나온 지 겨우 한 달 넘었는데,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도우미는 서하윤과 사이가 좋아서, 그녀가 돌아오자 낮은 목소리로 설득했다. “아가씨, 회장님이랑 사모님, 다 위층에 있어요. 얼른 가서 잘못했다고 하시면, 너무 심하게 혼내지 않으실 거예요.” 도우미들은 임수아보다 서하윤을 더 좋아했다. 왜냐면 서하윤은 그들에게 아주 잘해줬고, 그들을 존중하면서 오만한 자세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다. 서하윤은 도우미의 말을 대꾸하지 않았다. “일단 올라가 볼게요.” 위층으로 올라간 서하윤은 가방에 넣어둔 녹음 펜을 작동시켰다. 그리고 진라희 안방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임수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 안 한다니까요. 만약 우리를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엄마가 아픈 걸 알고 바로 왔어야죠. 근데 아직도 안 왔잖아요.” 서하윤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전생에 서하윤은 진라희를 구해주려고 병신이 됐는데, 아무도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다. 심지어 서하윤 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냄새난다면서 멀리 피했다. “그럼 너희들은 날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 있어?” 서하윤은 문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전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비아냥거리는 그녀의 차가운 말투가 임씨 가족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순간 모든 사람이 서하윤을 향해 쳐다보았다. “무슨 낯짝으로 돌아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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