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장

“그땐 내가 눈이 멀어서 당신들한테 속은 거야. 그러니까 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비켜!” 서하윤은 화를 참고 있었다. 인내심 있게 두 사람의 말을 들은 건, 아직 기대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이 얼마나 뻔뻔한지 보고 싶었다. 이미 들었고 봤으니, 서하윤도 마음이 놓였다. 역시 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파렴치했다. 오수현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하윤아, 우리가 널 속였다니.”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심장을 눌렀다. 마치 서하윤의 말에 충격받은 것처럼. 강민준의 잘생긴 얼굴이 창백해졌다. 전에 임수아가 한 말이 생각나서 이를 악물고 물었다. “너 전에 안 이랬잖아. 역시 달라졌어. 설마 임수아가 한 말이 사실이야? 너 지금 돈 있는 남자한테 들러붙었지? 날 배신했지!” 강민준은 마지막 한 마디를 거의 포효하듯 소리를 질렀다. ‘서하윤이 날 배신했다고?’ 그는 서하윤이 평생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돈 많은 남자의 애인이 되었다. “하윤아, 넌 항상 예의 있고 인성 좋은 착한 아이였잖아. 민준이랑 이렇게 오래 사귀었는데, 정말 끝낼 생각이야? 너희 둘이 헤어졌다고 치자, 어떻게 돈 많은 남자한테 들러붙을 수가 있어? 네가 이러는 건 민준이한테 상처 주는 거랑 뭐가 달라?” 오수현은 도덕적으로 서하윤을 질책하고 있었다. 그녀는 서하윤이 너무나도 싫었다. 헤어진다고 해도 자기 아들이 먼저 서하윤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자기 아들이 서하윤보다 더 훌륭한 여자를 찾기 전에 서하윤이 먼저 돈 많은 남자한테 들러붙은 게 언짢았다. 장 실장은 이마를 찌푸렸다. “망상증이라도 있는 거 아니에요. 전에 임씨 가문도 서하윤 씨가 제 애인이라고 하던데, 이 사람들까지 이러네요. 정말 눈이 멀었나.” 장 실장은 몰래 회장님의 표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자 차은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장 실장을 흘겨봤다. 그 눈빛은 마치 “네가 무슨 자격으로”라고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장 실장은 속으로 소리쳤다. ‘그래요, 저 자격 없어요. 절 아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