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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9장

”...” 조곤조곤 콕콕 집어 말하는 소만리의 말에는 논리적인 구멍이 전혀 없었다. 예선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생각에 잠겼다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소만리와 예선은 동시에 눈을 들어 문쪽을 쳐다보았다. 흰 가운을 입은 예기욱이 머뭇머뭇거리며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본 예선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예기욱은 예선이 자신을 순순히 들여보내 줄까 짐짓 기대하는 눈빛으로 서 있었다. 소만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예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침 예선이랑 선생님 얘기하던 중이었어요.” 예기욱은 소만리의 말을 듣자 긴장이 다소 풀린 듯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무슨 얘기하고 있었어요?” 예기욱은 이렇게 물으며 은근슬쩍 병실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왠지 빙빙 겉도는 눈치였다. 예선의 얼굴에 상처가 난 것을 본 예기욱은 아버지로서 마음이 아팠지만 입을 열어 따스한 위로조차 건넬 수 없었다. 마치 자신은 딸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소군연 선배 몸 상태는 어떤지 걱정되어서 좀 알아보려던 참이었어요.” 소만리는 예선에게 슬쩍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예선은 소만리의 시선을 받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술을 오므렸다. 예기욱은 예선이 소군연의 상황이 어떤지 몹시 걱정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망설이지 않고 바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소군연도 외상만 입었을 뿐이지 다른 문제는 없어. 출혈이 좀 많아서 걱정하긴 했는데 잘 먹고 치료하면 아무 문제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긍정적인 예기욱의 말에 예선은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군연이 피를 많이 흘렸다는 말은 그녀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예선아, 왜? 왜 그래? 어디 불편해? 만약 불편한 데가 있다면 아빠한테 바로 말해... 아, 아니 의사 선생님한테 말해.” 예기욱은 자신도 모르게 아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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