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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장

사영인은 상기되어 있는 예기욱의 얼굴을 보고 잠시 의아해하다가 문 쪽으로 두어 걸음 걸어갔다. 사영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예, 예선아?” 사영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문 앞에 서 있는 예선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예선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생신 축하드려요.” 그녀는 손에 든 카네이션 꽃다발을 사영인에게 건넸다. 사영인은 또 한 번 얼어붙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녀가 감히 상상도 해 보지 못했던 순간이 온 것이다. 예기욱은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영인을 보며 어색한 침묵을 깨뜨려 보려고 입을 열었다. “이거, 무슨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뭘 만들고 있었던 거야? 밖에까지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네.” 예기욱의 말을 듣고 사영인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예선을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 “예선아, 어서 들어와. 여긴 원래 네 집이야. 언제든지 와도 돼. 이 집 문은 너한테 항상 열려 있어.” 사영인은 꽃다발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보였고 나익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익현 씨도 어서 들어와요. 손님을 초대하는 게 서툴러요. 이해해 주세요.” “별말씀을요. 오늘은 여사님 생신이잖아요. 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이윽고 나익현은 축하의 말을 덧붙였다. “제가 케이크 말고 다른 선물은 준비를 못 했어요. 죄송해요. 그렇지만 오늘 생신을 맞이해 온 가족이 모이신 거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정말.” 사영인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예선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그녀였으니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사영인은 얼른 꽃병을 가져와 꽃을 다듬은 다음 우아하게 꽃병에 꽂았다. 예선은 사영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여겨보았다. 사영인이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것이 오랫동안 사영인이 꿈꿔 왔던 행복일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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