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장
남자는 가늠하기 힘든 표정을 지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예선 씨 어머니는 동창이에요.”
“동창이요?”
예선은 새삼 놀랐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온화한 눈빛으로 예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 눈빛은 이내 조금씩 굳어지기 시작했다.
“나와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죠. 난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경도를 떠나 의학 공부를 했고 그렇게 십몇 년을 당신 어머니와는 아무 연락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야 연락이 닿았지 뭐예요.”
남자의 설명에 예선은 눈을 깜빡이며 잠자코 듣고 있는데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얘기인즉슨 지금 이 남자와 사영인과의 관계가 꽤 가깝다는 뜻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예선은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추측을 해 보았고 그때 사영인이 마침 다가와 말했다.
“저녁 식사 준비 다 됐으니 손 씻고 다들 식탁에 앉으세요.”
사영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남자를 쳐다보다가 다시 예선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예선아, 마실 거 뭐 줄까? 내가 가져다줄게.”
“난 다 괜찮아요. 예 교수님이 좋아하시는 걸로 같이 마실게요.”
“두 분이 마시는 걸로 할게요. 나도 아무 상관없어요.”
남자는 살짝 웃으며 사영인의 눈을 마주 보았다.
예선은 사영인과 남자가 눈을 마주치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지만 뭐라고 딱히 표현할 수는 없었다.
예선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남자와 함께 식탁으로 향했다.
저녁식사는 아주 푸짐하게 한 상 차려져 있었다.
모두 사영인이 준비한 음식이었다.
남자는 젓가락을 집어서 탕수육을 입에 넣고 음미하듯 천천히 씹었고 맛이 좋은지 감탄하며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사업에만 전념하는 줄 알았더니 여전히 음식 솜씨가 뛰어나군요. 하나도 변함이 없어요. 20년 전과 맛이 똑같아요. 정말 옛날 생각나는데요.”
남자는 감탄하는 말을 쏟아냈고 사영인과 예선은 동시에 멍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영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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