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장
벨을 누른 것은 소만영이었다.
소만리는 깜짝 놀랐다.
‘3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소만영은 이 집 열쇠를 안 가지고 있단 말이야?’
이상한 생각이 들어 기모진을 바라보니 그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뭔가를 중얼거리는 듯 했다.
“문 안 열어도 되나요? 소만영 씨가 왔나 봐요. 어쨌든 애 엄마잖아요.”
소만리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기모진이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묘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금방 다녀올 게요.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네.”
소만리가 웃으며 끄덕였다. 돌아서 나가는 기모진의 뒷모습을 보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비웃음이 떠올랐다.
‘흥, 역시나 내치지는 못하겠나보군.’
밖에는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을 여니 늦여름 밤바람이 불었다. 꽤나 차가웠다.
“드디어 날 만나주는 구나.”
소만영이 절박하게 기모진에게 달려들었다.
우산도 없이 온 몸이 젖은 것을 보니 비를 맞으며 달려온 듯 했다.
기모진을 보다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세상 억울하다는 듯 목이 메였다.
“그때 내가 너무 철이 없었던 걸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우리 첫 아이를 생각해 봐. 만리 그 독한 년이 아니었으면 내가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지도 않았을 거야……”
“난 우리 란군이를 납치하거나 해치려던 게 아니야. 육정한테 우리 란군이를 잘 돌보라고 했어. 내가 그런 짓을 했던 건 그저 우리 첫 아이 일로 너무 속상해서……”
소만영은 말하면서 손으로 기모진의 옷자락을 살짝 잡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전혀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기모진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자기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지나간 일은 다 잊어버리고, 이제부터 우리 세 식구 행복하게 사는 거야, 응?”
또다시 소만리를 모함하며 지난 잘못을 모두 그녀에게 뒤집어 씌우는 소만영의 위선적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게 똑똑히 들렸다.
소만리는 손에 들고 있던 와인 잔을 가만히 보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더니 손을 놓았다. 와인 잔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났다. 붉은 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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