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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장

기모진의 시선은 이상하게 깊었고 복잡해 보였다. 소만리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 차츰차츰 조여왔다.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 다시는 이 손을 놓지 않으리라, 다시는…… 그러나 의혹에 찬 기모진의 시선을 받는 소만리는 사뭇 차분해 보였다. 입 꼬리가 올라가더니 언짢은 듯 입을 열었다. “다시는 나를 죽은 전처로 오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던 것 같은데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는 기모진의 눈에서 기대가 훅 빠져나갔다. 그녀를 잡고 있던 손도 서서히 풀어졌다. 소만리는 손목을 빼내며 샴페인을 한 모금 삼켰다. “사실 말이지 번번이 이렇게 죽은 사람 취급 받는 거 정말 기분 별로라고요. 아프지만 않다면 성형수술이라도 해버리고 싶다니까.” 기모진이 갑자기 고개를 휙 들었다. “수술하지 말아요.” “네?” 소만리의 눈썹이 가볍게 위로 들려 올라갔다. 기모진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겁니다.” 그는 약속했다. “수술은 하지 말아요. 그대로도 예쁘니까.” 예쁘다고 칭찬하는 말 같았지만 사실은 지금의 얼굴이 소만리와 똑같으니 그대로 두라는 소리였다. 그는 천천히 돌아서서 밤이 깔린 도시를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한 눈에 도시를 다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네온 사인과 번쩍이는 불빛도 그의 미간에 드리워진 어둠을 밝게 비추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랑 한 잔 하겠습니까?” 감정을 담지 않은 건조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뒷모습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그의 곁으로 가서 흘끗 곁눈질을 했다. “사람들이 자꾸 날 죽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기는 하지만 오늘 어쩌다 보니 당신 전처의 억울함은 풀어준 것 같네요. 아마도 사실 그렇게 뻔뻔하고 독한 여자는 아니었나 봐요.” 그녀는 농담처럼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던 마음 속 억울함과 무력함을 털어놓았다. 이제야 결백을 밝히게 되어 마음이 씁쓸했다. 이 말이 끝나자 기모진의 미간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는 도시에 깔린 어둠을 내려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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