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3장
소만리는 사화정과 모현이 소만영의 손을 애틋하게 잡고 있는 거를 봤다. 그녀는 원래 소만리가 받아야 할 부모님의 사랑을 누리고 있었다. 지금 모든 관심과 사랑은 소만영에게 쏠렸다. 소만리의 마음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입까지 나온 말들을 다시 삼켰다, 방금 올라온 기대와 친절함도 다시 삼켰다. 소만리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났다.
“만리야,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소만영은 울먹이면서 그녀의 앞으로 뛰어왔다.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있었다. “내가 말했지. 무슨 원한이 있으면 나를 향해 풀리게, 주위 사람은 해치지 말라고. 어떻게 그렇게 독할 수 있어! 이번엔 보아까지 죽이고. 꼭 내 주위 사람들을 다 괴롭혀야 성이 차?”
코 앞까지 다가온 얼굴을 보자 소만리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새빨간 피가 입가에서 흘러내려 하얀 이빨을 새빨갛게 물들었다.
“소만영, 네가 전 세계의 사람을 다 속여도 나는 못 속여, 그러니까 내 앞에서 연기하지 마. 역겨워.”
“찰싹” 소만리의 말이 끝나자 모현은 그녀를 향해 따귀를 날렸다. 원래도 힘이 없던 소만리는 따귀를 맞자 땅에 주저앉았다. 입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지만 이번에는 빨간 피가 아니었다.
소만리는 처량하게 웃었다, 그녀는 가슴에 총을 맞은 거 같이 아픈 통증을 즐겼다. 죽기 전에 아버지한테 받은 사랑으로 받아들였다.
모현은 소만리를 보지도 않고 소만영의 손을 잡았다. “만영아, 엄마가 몸이 불편해져서 집에 가자.”
“아빠, 먼저 엄마 데리고 나가세요. 저는 만리랑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 갈게요.”소만영은 불쌍하게 부탁했다.
모현은 안쓰러웠지만 강요하지 않고 사화정을 부축하고 나갔다. 뒤돌아, 사화정은 소만영에게 충고를 남겼다. “이 미친년이 너 괴롭히면 바로 엄마 불러, 남은 인생을 다 희생해도 이 독한 년이 다시 우리 딸 못 괴롭히기 만들 거니까.” 말이 끝나자 소만영은 조신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소만리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처량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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