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장
소만리가 내뱉는 한 글자 한 글자는 모두 너무나 차갑고 평온했다.
마치 차갑고 거대한 빙하가 기모진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는 뒤돌아서는 소만리의 뒷모습을 보며 심장을 파고드는 고통을 참으며 현관까지 따라갔다.
경연이 차 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경연과 함께 떠났다.
어둠 속에서 기모진의 시선은 얼음 물처럼 차가웠다.
소만리, 당신과 나의 인연이 정말 그렇게 얕은 건가.
만약 그렇다면 왜 하늘은 우리가 헤어진 지 몇 년 후에 다시 만나도록 해 주었을까?
왜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 서로 죽여야 해.
어쩌면 내가 당신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이것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는 눈을 내리깔고 약지의 결혼반지를 보았고 눈동자가 차가운 빛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
차 안.
소만리는 줄곧 말없이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휑뎅그렁한 약지를 보며 손을 뻗어 어루만졌다.
빨간 신호등이 되어 차가 멈추자 경연은 소만리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눈치채고 부드럽고 친절하게 물었다.
“기 사모님, 또 무슨 일 있으세요?”
“경연 씨는 이제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돼요.”
경연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만리.”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별일은 아닌데 오늘 강연을 만났어요.”
경연은 잿빛 눈동자를 소리 없이 돌리며 액셀을 밟았다.
“강연 그 여자가 또 당신을 괴롭혔어요?”
“이 여자는 항상 뒷배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질러도 두렵지 않은가 봐요.”
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며 주먹을 불끈 지으며 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내 손으로 그 여자를 감옥에 보내고 말 거예요. 내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소만리를 바라보는 경연의 눈에 호감 어린 눈빛이 가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경 씨 집안 대문 앞에 멈추었다.
경연의 부모님은 일찌감치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소만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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