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4장
소만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손에 쥔 리모컨을 눌렀다.
“그럼 강연 씨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을 같이 감상하시죠.”
소만리의 말과 함께 연회장의 불빛이 어두워지고 바로 앞 LED 스크린에 그날 강연이 소만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이 나왔다.
당시 강연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정확하게 말했다.
“소만리, 미안해.”
양이응이 이 영상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말했다.
“강연 언니, 언니, 왜...”
“소만리!”
강연은 폭발했다.
“소만리, 너 그때 동영상 찍었구나!”
소만리는 연회장의 불을 켜고 담담하게 웃었다.
“그래, 내가 찍었어. 내가 브로치에 장착한 초소형 카메라로 네가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다 찍었어!”
소만리는 시원시원하게 인정했다.
“이 사람이 제멋대로 위세를 떨치며 잔악무도한 짓을 벌인 강연이야. 그런데 알고 보니까 실상은 이렇더군.”
“너...”
강연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손을 들어 소만리를 치려고 하자 소만리는 긴 테이블 위에 있는 와인 한 잔을 들고 정확하게 강연의 얼굴에 뿌렸다.
강연은 순간 마치 돌처럼 굳어버렸고 들어 올린 손은 허공에 멈추어버렸다.
소만리의 두 눈에 흐르는 차가운 눈빛을 보며 강연은 천천히 뭔가 깨닫기 시작했다.
“소만리, 너 눈이 먼 게 아니었어?”
“눈이 먼 건 너지 내가 아니야.”
소만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설령 정말로 내가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너는 내 상대가 안 돼. 하물며 내가 똑똑히 볼 수 있으니 말해 뭐해!”
“뭐?”
강연은 화가 나서 양이응을 노려보았다. 양이응은 어찌할 바 몰라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난 정말 소만리가 눈이 멀었다는 소식을 들었단 말야...”
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며시 끌어당기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실명한 줄 알고 친한 언니를 데리고 여기 날 괴롭히러 온 거야?”
소만리는 화가 잔뜩 나서 어쩔 줄 모르는 강연을 보면서 웃으며 물었다.
강연의 얼굴은 이미 숯덩이처럼 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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