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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장

소만리의 뺨은 더 뜨거워졌고 그녀가 막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다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기모진도 주위를 경계하며 봉황 같은 눈을 치켜세우고 다시 소만리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급히 몸을 돌렸다. “여기 있다!”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 소만리는 있는 힘껏 기모진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당신 먼저 가세요. 저들은 날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붙잡히면 기묵비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난 절대로 당신을 기묵비에게 돌려보내지 않을 거야.” 기모진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모진! 사랑해요. 사랑해. 이제 됐죠! 그러니까 이제 빨리 경도로 돌아가요!” 소만리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기모진은 이것이 그녀의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렁뚱땅 자기를 떼어 놓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안색이 더욱 굳어졌고 더욱더 강하게 소만리의 손을 잡고 재빨리 도로에 있던 차에 올라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어젯밤 묵었던 그곳으로 돌아왔다. 소만리는 차에서 내렸으나 줄곧 배가 조금 불편했고 계속 찜찜한 통증이 느껴졌다. 마치 예전에 느꼈던 그것과 같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안색이 어둡게 변해가는 걸 알아차렸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눈치채지 않게 병원에 연락을 해서 내일로 수술 예약을 하고 난 후 짐을 정리하고 옮겼다. 이번에는 가장 번화한 시내로 옮길 생각이었다. 그는 기묵비의 세력이 대놓고 선을 넘는 짓은 차마 못 할 거라 믿었다. 만약 기묵비가 정말로 마음을 먹었다면 누구보다 재빨리 자신을 제거했을 일이었다. 다음날 기모진은 재검사 핑계를 대고 소만리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소만리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수술대 위에 올랐지만 주변을 잠시 둘러보더니 그제야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의사에게 물었다. “그냥 검사만 하는 거 아니었나요? 왜 수술실에 온 거예요?” 소만리가 묻자 여의사는 그녀가 일부러 머뭇거리는 줄 알고 말했다.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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