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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장

언초는 기묵비의 눈을 마주 보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게 설마 기 선생님이 여자들에게 말을 거는 방식인가요? 전 우리가 못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기모진의 여자친구가 되기 전에는 한 번도 경도에 온 적이 없거든요.” 그녀는 더욱더 다정하게 기모진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리고 기모진은 부드럽게 언초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다정해 보였다. 소만리는 뒤돌아 섰다. 기모진과 언초의 다정한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기묵비는 스치듯 가볍게 언초를 지나갔고 그제야 우산을 펼치고 소만리를 우산 속으로 안으며 걸어갔다. 위청재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기모진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줄 알았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니 뜻밖에도 소만리와 기묵비가 나란히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위청재의 얼굴에 일순간 웃음이 사라졌다. “쯧, 참 희한한 손님이네.” 위청재는 비웃으며 말했다. “한 명은 모진을 무너뜨리려고 안달이 난 작은 숙부이고, 한 명은 거짓된 사랑으로 기모진에게 복수하려는 전처로군. 흥! 어디 말해 봐, 오늘은 또 무슨 꼬투리를 잡으러 왔어?” 기묵비는 차가운 눈빛으로 흘겨보며 말했다.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잠자코 입 다물고 있어요.“ “작은 숙부가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우리 가족을 곤경에 빠뜨리려 하는지 똑똑히 볼 거예요.”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기모진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비록 그의 어조는 강하지 않았지만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기묵비가 기모진과 눈을 마주치자 보이지 않는 미묘하고도 강렬한 신경전이 오갔다. 그러자 위청재는 바로 그때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만리에게 말했다. “소만리, 봤니? 모진은 이미 여자친구가 있어! 정말 우리 모진이가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흥!” 그녀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언초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초초, 어서 들어와 앉아라.” “어머니 고맙습니다.” “고맙긴, 우린 곧 가족이 될 건데 뭘.” 위청재는 특별히 더 가족이라는 두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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