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7장
그의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소만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의 손이 떨렸고, 휴지통에 던져진 종이 뭉치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서둘러 그것을 주으러 손을 뻗었지만, 기모진의 속도가 더 빠를 줄은 몰랐다.
그는 몸을 구부려 다가왔고 그의 섬세한 옆얼굴이 그녀의 뺨을 살짝 스쳤다.
서로의 숨결이 한순간에 얽혔다.
기모진은 종이뭉치를 주워 바로 버리려 했지만, 소만리의 눈빛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모진이 종이 뭉치를 열려고 하자 소만리는 얼른 손을 뻗어 빼앗으려 했지만 한 발 늦었다.
기모진은 검사 보고서 내용을 보자마자,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그 섬세한 얼굴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표정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다시 손을 내밀어 보고서를 빼앗아 휴지통에 넣었다.
그녀는 마음이 복잡하여, 기모진이 위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갈까 생각하다가 기모진의 차가운 웃음 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그의 아이를 가졌군."
“......”
그 말을 들은 소만리의 얼굴이 굳어졌고, 마음도 한순간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뭐라고 말했지?
그녀는 자신이 들은 것을 확신하지 못했고, 기모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신과 그 사이에 아이가 생겼군."
소만리는 얼굴이 얼음처럼 차가워진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기묵비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소만리는 억울함을 느끼며, 어쩔 수 없었지만, 기모진을 탓할 수도 없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되었다. 최근 3개월 동안, 그녀는 줄곧 기묵비와 함께 ‘생활’했다. 기모진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진작에 기묵비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기묵비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
기묵비는 자신이 그녀와 피부를 접촉했다고 생각했던 밤에도, 그것은 그녀가 그를 위해 아로마 테라피로 만든 환상에 불과했다.
소만리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그녀가 묵인한 것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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