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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장

기모진이었다. 그녀는 그의 발자국 소리를 잘못 듣지 않았을 것이다. 소만리는 서둘러 자신의 컨디션을 추스르고 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난간 옆에 서서 바람을 쐬었다. 그녀는 기모진이 그녀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것을 들었고, 그녀의 심장박동이 그의 걸음걸이에 다라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보아하니 기 여사가 이 찌질한 남자를 떠나니 더 좋아 보이네요.” 소만리는 뒤에서 그의 비꼬는 말을 듣고 조용히 괴로워했다. 기모진은 그녀의 등 뒤로 걸어오니, 달빛이 그녀의 차갑고 하얀 피부를 비추었고, 그녀의 긴 드레스의 어깨끈이 저녁바람에 가볍게 흔들렸다. 그녀의 뒷모습은 그의 눈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소만리는 강제로 냉염한 가면을 둘러쓰고, 살며시 웃으며 돌아서서 그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했다. “마찬가지예요, 기 도련님도 아주 좋아 보여요, 이렇게 빨리 새 여자친구를 찾으셨네요.” “어쩔 수 없었어요, 그날 F국에서 기 여사님께 잿빛이 되어 쫓겨난 후, 저는 너무 괴로워서 새 애인을 찾아 상처를 치료했는데, 이 방법이 정말 유용하더라고요.” “그럼 잘됐네요, 당신과 당신의 새 여자친구를 축복해요.” 소만리는 무심하게 축복의 말을 남기고 떠났다. 기모진은 말없이 그 자리에 서서, 소만리가 곁에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그의 숨결에 파고들었다. 그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 그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어 고혹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소만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고, 이 접촉은 그녀의 마음에 끝없는 억울함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녀는 냉담한 척하며, “나와 당신이 무슨 좋은 꼴을 보려고요?”라고 경멸하듯 말했다. 말을 마치자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바닥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 내리 깔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청량한 향기가 강하게 다가왔다. “난 죽지 않았어, 혹시 실망했어?” 소만리는 알 수 없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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