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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장

"그는 다리 다친 거 아니에요? 이렇게 빨리 퇴원할 수 있을까요? 소만리는 앞서 기모진이 손과 다리를 다쳤다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 사화정은 소만리의 눈을 피해 그녀를 부축하며 천천히 말했다. "의사가 퇴원할 수 있다고 했어. 내 생각엔, 별일 없을 것 같아.” "그 사람이 괜찮으면 다행이에요, 전 더 이상 그에게 빚지고 싶지 않아요." 소만리는 담담하게 말하면서, 기모진과 관계를 분명히 하고 싶다는 결심을 내비쳤던 것이다. 사화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감히 소만리에게 알리지 못했다. 사실 기모진의 부상은 매우 심각했다. 그는 종아리에 근골을 다쳐서 지금은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눈은 더더욱 빛을 잃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기묵비는 병원에서 돌아온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부하들에게 소만리가 납치된 일을 조사하도록 요청하는 것이었다. 소만리가 납치된 궤적을 따라 경찰보다 한 발 빨리 아파트 건물에 숨어 있는 육정을 찾아냈고, 동시에 육정과 소만리의 갈등을 이해했다. 육정은 교외의 기묵비의 별장으로 끌려가면서 몸부림을 쳤다. 해가 지고 저녁노을이 무척 아름다웠다. 기묵비는 정원의 화단 옆에 우아하게 앉아 한가롭게 홍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당신 누구야? 왜 나를 잡았어? 빨리 놓아줘!” 육정의 고함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왔다. 이윽고 기묵비의 부하들은 허둥대는 육정을 기묵비 앞으로 밀어냈다. 육정이 기묵비 앞에서 비틀거리며 넘어지자, 그는 갑자기 눈을 들어, 눈앞의 모습이 범상치 않고 기품이 우아한 남자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 당신, 누구세요? 왜 사람을 시켜 저를 잡으셨어요?" 기묵비는 반쯤 웃으며, 입꼬리를 올리며 나른한 말투로 "자신이 뭘 했는지 몰라?"라고 물었다. 육정은 몸서리를 쳤다. 설마 고리대금 빚 독촉인가? 막 생각하고 있을 때 기묵비가 일어서니, 훤칠한 몸매에 사악한 기운에 압도되었다. "만리를 기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은, 이 생에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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