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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장

기묵비의 이 행동은 매우 갑작스러웠고, 소만리는 놀람과 동시에 뒤 따라온 기모진이 아주 빨리 생각났다. 기묵비의 이 키스가 기모진에게 보여 준 것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돌아서 차에 올라탔다. 기묵비는 매우 차가운 눈빛으로 기모진을 곁눈질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차에 탄 후 기묵비는 재빨리 엑셀을 밟았다. 소만리는 조수석에 앉아 자기도 모르게 백미러 속의 점점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달빛 아래에서 그녀는 기모진의 얼굴이 먹물보다 진한 쓸쓸함과 괴로움이 가득한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분명 기분이 언짢아 보였지만 또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기묵비가 그녀를 모씨의 집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차를 교외에 있는 그의 단독 별장에 주차 시켰다. 기억에, 그녀는 여기서 밤을 보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기묵비는 미리 준비한 방으로 소만리를 데려갔고, 하녀는 그의 뜻에 따라 일용품과 잠옷을 가져다주었다. "하루 종일 그 노인을 돌보느라 피곤할 텐데 먼저 샤워해요.” 기묵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며 소만리의 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있었다. "기모진이 당신에게 어떤 짓을 했어요?" 소만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이 지금 나에게 감히 어떻게 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럼 다행이에요." 기묵비가 미소 지었다. "먼저 샤워해요." 그는 돌아서서 나간 후 소만리를 위해 방문을 닫았다. 그러나 문이 닫히자 그의 얼굴에 있던 따스한 미소가 조용히 사라졌다. 그날 해안가에서, 기모진의 품에서 잠든 소만리를 끌어안고 데려갔고, 그녀가 그 후에 깨어났을 때부터 그는 사실 소만리가 좀 달라진 것 같이 느꼈다. 그는 소만리와 기모진이 섬에 있던 그 이틀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기모진에 대한 만리의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밤 경치가 고요했다. 기모진은 잠도 오지 않고 앉아 소만리가 덮은 담요를 손에 들고 기노인의 방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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