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장
그는 소만리를 붙잡으려고 수천가지 충동을 느꼈지만, 결국 그녀가 기묵비를 따라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시간이 지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저녁이 되자 수정가 1번지로 가서 소만리를 찾았지만, 없다는 말을 들었다.
기모진은 다시 유치원으로 달려갔지만 담임 선생님은 소만리가 기란군을 데려갔다고 알려줬다.
이런 소식을 들은 기모진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그는 소만리가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패닉에 빠져 엑셀을 밟고 가능한 빨리 소만리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가 미친 듯이 초인종을 눌렀으나 오랫동안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기모진은 온 몸에 오한을 느꼈고, 그의 온 세상이 다시 한번 불이 꺼진 암흑의 순간을 맞이한 것 같았다. 불안한 감정이 그의 숨과 심박수를 집어 삼켰다.
만리……….
당신은 정말 날 너무 미워해서 다시는 나를 쳐다보기도 싫은가 봐………
기모진은 우울하게 벽에 기대어 깊고 가느다란 그의 눈이 쓸쓸하게 쳐져 있고 짙은 속눈썹이 석양 빛 아래 두개의 외로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비난할 수 없었다. 그가 미워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석양의 후광이 그의 시야를 점차 흐리게 했고, 그의 눈 아래는 조용히 축축한 감촉에 빠져들었다.
몇 년 전 그와 어린 소만리가 해변에서 쫓고 있는 즐거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았지만, 결국 그는 그곳에서 그녀를 잃고 다시는 그녀를 찾을 수 없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기란군을 품에 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아파트 문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기모진이었다.
그는 마치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나무처럼 의기소침하게 벽에 기대어 넋이 나간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인상 속에서 치모진은 지금까지 고귀하고 냉혹하며 패기가 넘쳤다.
그녀는 그의 얼굴에 이처럼 미련이 없는 표정이 역력한 것을 본 적이 없다.
무언가 어렴풋이 느껴지자, 치모진은 혼비백산하며 눈을 번쩍 들어올렸고, 한순간 그의 흐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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