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2장
깜깜한 밤,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빛은 차가웠고, 핑크빛 입술로 말했다.
“귀머거리들은 벙어리가 장님이 사랑을 봤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
기모진은 붉게 달아오른 눈을 뜨고, 소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기모진, 당신은 어쩌면 당신이 했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약속이 농담이 될 수도 있고, 사랑의 말이 웃긴 말이 될 수도 있지만, 나는 잊지 않았어요.”
그녀는 말을 잠시 멈췄고, 그녀의 눈빛은 더욱 냉소적으로 변해갔다.
“소만영이 당신의 마음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라고 나에게 직접 말했죠, 당신이 그녀를 만난 첫날부터 당신은 그녀를 평생 지키고 싶었던 유일한 여자로 여겼다고 당신 입으로 직접 말해줬잖아요.”
소만리는 그때 기모진이 했던 말을 되풀이하며 농담 섞인 웃음을 더했다.
“처음에는 사랑한 사람이 소만영 뿐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한 사람이 나였다고 하는군요, 흥, 기모진 이게 당신의 입으로 말하는 사랑인가요? 이런 사랑은 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기모진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단호하게 돌아서 재빨리 떠났다.
기모진은 멀어져 가는 소만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스스로를 비웃었다.
그 당시의 일에 대해 그는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가 왜 그렇게 소만영을 내버려두었는지 소만리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모두 어린 소만리를 좋아하고 아끼는 데 있었다.
하얗게 눈이 내려 밤하늘에 흩날린다.
눈은 소리 없이 내렸지만, 기모진은 그의 몸에서 무엇이 부서져 내렸는지 들었다……
그는 밤새 어떻게 지냈는지 몰랐다.
그는 졸리지 않아 줄곧 기란군의 침대 곁을 지켰다.
작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욱 죄책감과 안타까움이 들었다.
소만리가 기란군을 품었던 그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면, 그는 가슴을 칼로 베는 듯했다.
날이 막 밝아오자 기모진은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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