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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장

뜻밖의 사고로 소만리의 심장박동도 한 박자씩 어긋나 버렸다. 그녀는 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무시하고 싶었지만, 기모진은 긴 눈썹을 찡그리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고 체온을 측정해 보았다. 볼은 차가운데 이마가 너무 뜨거웠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 특유의 차가운 향기와 함께 술 냄새가 여전히 강렬했다. 그는 술을 마시고, 문밖에서 찬바람을 쐬며 밤을 세웠으니, 열이 날수밖에 없었다. 소만리는 더이상 기모진과 어떤 관계도 원하지 않아서, 그녀는 120에 연락해 기모진을 데려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돌아서자마자 그녀의 손이 기모진에게 붙잡혔다. 그의 손은 서리에 얼어붙은 것처럼 매우 차가웠다. “가지 마......” 그는 잠꼬대처럼 숱이 많은 속눈썹을 움직이며 가늘고 긴 실눈을 떴다. “안가면 안 돼?” 그는 말을 하다가 또 눈을 감았다. 소만리는 불만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리며 기모진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더 많이 애쓸수록 기모진의 손아귀가 더 조여졌다. “기모진 나를 놔줘요.” “놓지 마, 나 다시는 당신을 놓지 않을 거야........” 그는 분명히 잠이 들었지만, 그의 입술이 그녀의 거절에 대답하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타협을 했다. “좋아요, 나 안 갈게요, 그런데 이렇게 나를 잡아당기지 말래요?” 소만리의 말을 들은 듯 기모진은 멍하니 다시 눈을 떴고, 몽롱한 눈빛에 그리운 얼굴이 반짝반짝 빛났다. 달갑지 않은 소만리는 기모진이 아직 멀쩡한 틈을 타서 그를 일으켜 집안으로 들어갔다. 키가 1미터 68의 그녀가 1미터 86의 남자를 끌고 힘겹게 그를 객실 침대에 내던졌다. 해열제 한 알 먼저 먹여주려고 했는데 결국 뒤돌아서다가 다시 남자에게 붙잡혔다. “당신 가지 않겠다고 말했잖아.” 그는 큰 눈을 반쯤 뜬 채 어린아이의 유치한 말을 하고 있었다. 소만리는 귀찮다는 듯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 “난 당신처럼 약속을 어기지 않아요. 내가 안 간다고 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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