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장
눈 깜짝할 사이에, 사화정과 모현은 소만리가 이렇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사화정은 이미 반쯤 뒤집어져 있던 몸을 다시 거두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을 돌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소만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의 반짝이는 눈물 속에 보이는 이 얼굴은 그녀의 기억에 미워했던 그 여자와 똑같은 얼굴이었다.
“엄마, 당신의 천리는 죽지 않았어요, 엄마는 저를 위해 죽을 필요가 없어요.”
소만리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빠 걱정시키지 마시고 어서 내려오세요.”
“천리.....”사화정은 넋 놓고 소만리를 바라 보며, 몸은 이미 위험의 문턱에서 물러났다.
모현 역시 소만리를 한참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사화정을 병실로 데리고 간 후, 베란다의 문을 필사적으로 잠갔다.
“너, 네가 소만리니? 네가 정말 만리니?”
사화정은 감격에 겨워 소만리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소만리를 따뜻하게 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자신의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사화정과 모현이 모두 기대와 설렘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소만리는 오히려 담담하게 웃었다.
“모 부인, 당신이 괜찮으면 됐어요. 충동은 악마 같은 거예요. 제발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세요.”
“......”
사화정과 모현은 동시에 멍하니 있다가, 방금 천미랍이 사화정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말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듯 했다.
이제 막 하늘로 올라간 마음이 이 순간 또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때 소만리는 고칠수 없는 병에 걸려 떠났다는 것을 사화정과 모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소만리를 계속 공격하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를 회상하면, 소만리는 억지로 몸을 일으켜 소만영과 기모진의 약혼식장으로 갔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악담을 퍼부었었다.
소만리가 입에서 피를 토하고 몸이 휘청거릴 때, 이 엄마는 피가 가짜라고 하면서 소만리가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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