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장
소만리는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음지었다. 술에 취한 그녀의 보조개가 입술 양옆으로 피어났다.
“기모진 씨, 내가 당신에게 사랑에 빠진 게 탐탁치 않은 건가요? 사실 당신은 여전히 소만영씨를 사랑하고 있는 거죠? 그렇죠?”
그녀는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눈시울을 붉혔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 당신을 떠나서 다시는 찾지 않을 게요.”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에 일부러 힘을 풀고 넥타이를 놓아주었다.
넥라인이 느슨해지자 기모진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눈앞의 그녀가 슬퍼하며 돌아서는 것을 보자 그는 아찔한 착각으로 인해 멍해졌고, 갑자기 마음이 보이지 않는 바늘에 찔린 듯 따끔거렸다.
“가지마.”
기모진이 천미랍의 손목을 낚아챘다.
겨우 두 걸음도 채 가지 못한 소만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기모진이 보이지 않게 조용히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다만 이 승리를 누린 지 몇 초도 되지 않아 그녀의 몸이 강한 힘에 이끌리는 것을 느꼈다.
소만리는 갑작스럽게 그의 가슴팍에 부딪혔다. 차갑고 익숙한 향기가 그녀의 호흡을 빠르게 휘감았다.
당시 그에게서 나는 그 향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그를 껴안은 채 매일 밤 편히 잠들기를 얼마나 바랐던지...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던 것은 끝없는 기다림과, 그 기다림에 지쳐 돌처럼 무겁게 가라앉아버린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녀의 단념으로 가망조차 없이 끝나버렸다.
소만리는 한 쪽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고 비웃음을 짓고 나서야 눈길을 위로 향했다.
그 순간 기모진과 눈을 마주친 그녀였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을 줄이야.. 무심결에 깊은 밤처럼 그윽한 그의 시선과 마주친 그녀의 시선은 갈 곳을 잃은 듯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을 보는 기모진의 눈빛이 너무나 애틋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차갑고 무정한 그의 모습들만 보았던 그녀를, 지금 이 순간 얼떨떨하게 만드는 기모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래층 벽 모퉁이에 있던 실루엣이 여전히 그녀와 기모진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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