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장
소만리의 급할 것 없다는 듯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고는 화면에다 전화 번호를 하나 띄웠다.
모두가 화면을 바라보았다. 소만영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화면에 적힌 일련의 번호들을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화면을 자세히 본 그녀의 얼굴색은 새파랗게 질렸고, 눈빛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소만리는 편안하게 미소 지었다.
“소만영씨~ 왜 말이 없으세요? 이 번호..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물론 낯익겠죠. 당신 양어머니 전예 씨의 번호니까요.”
소만리는 웃으며 우아한 걸음으로 소만영의 앞에 다가가 우아하고 당당함을 내뿜으며 그녀를 압도하고 있었다.
“만영씨는 참 똑똑한 것 같아요. 혹시나 이 일이 발각될까 봐, 양어머니의 휴대전화로 그 네 명의 양아치에게 연락했죠? 지금 그 양아치의 휴대전화에는 당시 통화기록이 남아있어요. 기록을 삭제하더라도 통신사에 가서 조금만 조사해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아 참! 또 하나 알려 줄게 있는데~ 그 건달이 말이죠.. 거래할 때마다 녹음하는 습관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녹음을 틀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들려 드리는 게 어떨까요?”
“......”
소만영은 경악한 채 두 눈을 크게 떴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소만영을 응원하며 천미랍을 고소하겠다고 했던 사람들 모두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에 분노하며 눈을 부릅 뜨고 있었다.
이런 반전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소만영을 지지하겠다던 그들은 하마터면 무고한 사람의 체면을 깎아내리고 누명까지 씌울 뻔했던 것이다.
소만리는 주변의 반전된 분위기를 만족스럽게 지켜보며 가볍게 웃었다.
“소만영씨! 아직도 피해자 코스플레이를 계속 하실 건가요?”
“......”
“모진 씨는 당신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차라리 자신의 친구를 희생하고 당신을 도와주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잘잘못도 분간할 줄 모르고 이런 자리에서 좋으신 어머님과 함께 나와 모진 씨를 욕하다니.. 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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