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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장

의식이 흐릿하던 예선은 살을 에는 듯한 서늘함을 느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결국 추위에 깨어났다. 어렴풋이 보이는 그녀의 눈앞에 사람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힘겹게 머리를 들어보았다. 음흉한 미소를 띤 채 도도하게 걸어오는 얼굴이 보였다. 영내문의 모친이었다. 예선은 눈을 감고 자신이 쓰러지기 직전의 일을 떠올렸고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역시 당신이었군요.” 예선은 심호흡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애써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등 뒤에서 맹렬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온몸을 전율시켰다. “아.”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한껏 움츠린 예선은 온몸을 뒤덮은 한기에 벌벌 떨면서도 굴하지 않고 몸을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녀가 겨우 몸을 일으키자 영내문의 모친은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 다가와 세차게 뺨을 때렸다. “천한 년! 이제야 아픈 걸 알겠어? 감옥에 있는 내 딸은 지금 너보다 백 배 천 배는 더한 고통 속에 있다구! 알기나 해?” 영내문의 모친은 발을 들어 쓰러진 예선을 향해 다시 한번 발길질을 하며 험악한 미소를 지었다. “예선, 너랑 소만리는 스스로가 아주 총명하다고 생각했겠지. 우리 내문이를 함정에 빠뜨려 자백하게 만들고 결국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감옥으로 보냈지!” 영내문의 모친은 예선의 멱살을 잡았고 부들부들 치를 떨며 말했다. “25년이야. 25년. 한 사람의 일생에서 25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긴지 알아? 우리 내문이가 25년 후 감옥에서 나왔을 때 내가 살아있을지 어떨지도 모른다구. 그렇지만 자신을 모함한 사람과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결혼해서 알콩달콩 사는 꼴을 보면 우리 내문이가 얼마나 고통스럽겠어!” 영내문의 모친은 포효하며 예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이 천한 년! 내 딸을 그렇게 괴롭혀 놓고 네가 편하게 살 줄 알았어?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지!” 영내문의 모친은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저주를 퍼부었고 옆에 서 있던 건장한 남자 두 명에게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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