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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장

“모진아, 뭐라고?” 소만영은 냉엄한 얼굴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나가라고.” 그는 소만영에게 조금이지만 정이 남아있는지 누그러진 말투로 대답했다. 소만영은 기모진의 등 뒤에서 씩 웃고 있는 소만리를 발견하자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았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화를 낼 것 같았던 소만영은 꽉 쥐고 있던 주먹을 풀고 기모진의 앞에 서서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모진아.” 소만영의 두 눈은 빨갛게 변해 있었고 서글픈 표정으로 냉담해진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내가 잘못한 거 알아. 너한테 실망을 안겨줬어. 그런데 난 모두 란군이와 너를 위해 벌인 짓이었어. 난 단 한 번도 무고한 사람을 해친 적이 없어.”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모습은 몹시도 처량해 보였다. “모진아, 이제 와서 이러는 거 아무 소용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난 결백해. 네가 날 믿을 때까지 난 계속 기다릴 거야.” 기모진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소만영은 몸을 돌려 쓸쓸히 집을 나섰다. 소만리가 창문 밖을 내다보자 비를 맞아 온몸이 흠뻑 젖어 있는 소만영을 보았고, 그녀의 얼굴엔 집념이 가득했다. 상황은 늘 이렇게 놀랍도록 비슷했다. 소만리는 소만영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나온 뒤, 기모진에게 버림받아 임신한 채로 비를 맞으며 무릎을 꿇고 그의 신뢰를 애타게 구걸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녀의 가슴 아픈 결말뿐이었던 기억을 되짚었다. 소만리는 싸늘한 눈초리로 소만영을 흘긋 보고는 곁눈질로 기모진이 창밖의 소만영을 바라보는 무거운 표정을 보았다. 기모진, 그래도 가슴이 아프구나? 네가 몇 년 동안 목숨 걸고 애지중지 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은 시선을 소만리에게로 돌렸고, 그녀의 유리 조각이 박힌 손을 잡고는 그것을 알코올 솜으로 닦아낸 뒤 반창고를 세심하게 붙여 주었다. “마저 밥 먹죠.” 그는 입꼬리를 올려 보였지만 진짜 웃는 얼굴이 아니라 근육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소만영을 걱정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냥 관둬요.” 소만리가 웃으며 거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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