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6장
예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핸드폰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없이 벨소리를 끄고 헛헛하게 웃었다.
“소만리, 아마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자신이 가장 무력하고 억울할 때 부모가 옆에 있어 주기를 갈망한다는 거.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그토록 갈망하는데도 하늘도 땅도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이 혼자 서 있는 그 차가운 기분을 넌 알 거야. 뜨거운 가슴을 한순간에 얼어붙게 만들지.”
예선의 말에 소만리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소만리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무력한 순간들을 겪었고 심지어 예선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그 고통은 눈앞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물론 소만리도 예선에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한시라도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이제 더 이상 예선에게 어머니를 이해하고 용서하라고 설득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남의 감정을 진정으로 완전히 공감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만리는 예선과 함께 끓인 홍차와 디저트를 들고 거실로 나왔다.
소군연이 소만리의 막내아들과 놀고 있는 것을 본 예선은 왠지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군연도 아이를 예뻐하는구나.
군연이 아빠가 된다면 분명 따뜻하고 자상한 아빠가 될 것이다.
군연은 좋은 아빠가 될 자질이 충분했다.
예선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자아냈다.
그날 밤 예선은 소만리의 친정에서 밤을 보냈고 소군연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예선과 함께 하룻밤을 보냈다.
예선은 인터넷에 있는 악풀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소군연은 여전히 걱정되었다.
하지만 예선은 정말로 마음을 놓고 편안하게 하룻밤을 자고 나니 다음날 정신이 맑아졌다.
사영인은 더 이상 전화를 걸지 않았지만 그 대신 예선에게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
예선도 어젯밤 잠들기 전에 사영인에게 자신의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끼어들 생각도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비록 감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문자 메시지였지만 사영인에 대한 예선의 감정이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영인도 방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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