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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8장

영내문. 소군연 외에 오늘 집에 온 사람은 영내문뿐이었다. 예선은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다시 열었고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았다. 키보드에서 은은한 홍차 향이 났다. 그녀가 영내문에게 끓여준 홍차 향이었다. 예선은 단번에 모든 상황을 납득할 수 있었다. 노트북은 영내문이 고의로 망가뜨린 것이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이때 회사 상사로부터 또 전화가 왔다. “예선 씨, 두 시간이 이미 지났는데 디자인 시안 어떻게 된 거예요? 다 되면 바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예선은 어쩔 수 없이 핑계를 대었다. “과장님, 방금 우리 집에 손님이 와서 조금 늦어질 것 같아요.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출근하자마자 넘겨 드릴게요.” “손님? 남자친구 말이에요? 아이고, 데이트도 좋지만 일은 해야죠. 돈을 벌어야 데이트도 하죠.” 상사가 농담으로 한마디 했다. “암튼 알겠어요. 이제 방해하지 않을 테니 내일은 꼭 넘겨줘요.” “네, 알겠습니다.” 예선이 대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회사로 향했다. 주말이라 회사에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고 예선 혼자 디자인 전용 소프트웨어를 켜고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다시 해 보았지만 왠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늦은 밤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소군연에게서 전화가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 두세 시쯤 마침내 디자인 시안은 완성되었고 시간을 확인하려고 무심코 핸드폰을 집어 든 예선은 화들짝 놀랐다. 그동안 소군연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여러 번 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바로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군연은 마음이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예선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마침 예선의 전화를 받고 그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선이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안 소군연은 바로 차를 몰고 그녀를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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