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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6장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기란군은 숨이 멎을 듯 깜짝 놀랐다. 소만리가 무의식적으로 기란군을 보호하려고 몸을 돌리려던 찰나 갑자기 칼끝이 그녀의 등 뒤를 향했다. “소만리, 내가 시키는 대로 곧장 차를 몰고 가요.” 귀 뒤에서 명령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소만리는 눈을 들어 백미러를 바라보았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소만리, 내 말 안 들려요! 운전하려니까!” “왜 우리 엄마한테 소리 질러요! 우리 엄마한테서 그거 치워요!” 기란군이 그 여자를 말렸다. “흥, 꼬맹아. 넌 잠자코 있는 게 좋을 거야. 네가 자꾸 말을 하면 너도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여자가 협박했다. “지금 바로 운전할 테니까 아이한테는 험악하게 굴지 마.” 소만리는 백미러로 기란군을 바라보며 눈짓을 했다. “소만리, 누가 지금 당신이랑 협상하러 온 줄 알아요! 수작 부리지 말고 현명하게 처신하는 게 좋을 거예요!” 여자의 매서운 경고가 이어졌다. 소만리는 눈썹을 찡그렸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지자 그녀는 다시 엑셀을 밟아 여자의 뜻에 따라 잠자코 운전했다. 얼마 후 차는 기 씨 그룹 산하의 6성급 호텔 앞에서 멈췄다. “소만리, 옥상으로.” 여자가 다시 명령했다. 소만리는 침착하게 말했다. “너와 함께 옥상으로 갈 수는 있지만 내 아들은 여기에 남겨두어야 해. 어른들의 문제에 아이는 끼어 들이지 말자구.” “엄마.” 기란군은 귀여운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뒤돌아보며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 “우리 기란군 착하지. 엄마가 곧 데리러 올게.” “소만리, 오늘 우리 사이에 얽힌 원한을 풀지 않으면 아들을 다시 못 볼 줄 알아.” “알았어, 네 뜻대로 오늘 우리의 원한을 다 풀어보자구.” 소만리는 빙긋이 웃더니 여자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여자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거두며 빠른 걸음으로 소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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