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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9장

되돌아온 상자를 본 강자풍의 눈에는 실망과 불만의 빛이 뒤엉켰다. 기모진은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강자풍, 여온이한테 선물을 준 당신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선물은 너무 과분해.” “과분하다고요?” 강자풍은 이 말에 유독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경도 제일가는 갑부가 나한테 이 선물이 너무 과분하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기모진은 강자풍의 말뜻을 알아들었지만 여전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선물의 경중은 내 가문의 배경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강자풍, 네가 얼마나 여온이를 아끼는지 알아. 소만리도 알고 있어. 하지만 이건 여온이한테 어울리지 않아.” 기모진은 여전히 완곡하게 거절했다. 강자풍은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니 이제 가 보세요.” “그냥 선물만 두고 갈까도 생각했어. 그렇지만 정중하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강자풍은 이 말을 듣고 바로 대답했다. “당신의 감사 인사는 이미 받았으니 이제 가도 돼요.” “그래. 알았어.” 기모진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고 그대로 가려다가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었어. 난 흑강당에 대한 일을 너한테 말하지 못했어. 결과적으로는 나에 대한 너의 믿음을 이용한 셈이 되어서 미안하게 생각해. 네가 나와 소만리를 원망했던 거 다 이해해.” 기모진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을 둘러싼 공기는 고요히 가라앉았다. 잠시 후 강자풍은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강자풍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과거의 일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오히려 내가 당신과 소만리에게 감사해야 하는 걸요.” “나와 소만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이번에는 기모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여온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마워요. 여온이는 내가 인간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해 주었고 나에게 살아갈 동력을 주었어요.” 이 말을 들으니 기모진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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