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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장

고승겸은 눈빛이 어두워진 채 렌터카로 돌아왔다. 20분 후쯤 고승겸은 강자풍이 기여온을 안고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고승겸의 차는 강자풍의 차 뒤쪽에 세워져 있어서 고승겸은 강자풍과 기여온의 일거수일투족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이윽고 강자풍은 시동을 걸었고 고승겸은 이를 바짝 뒤쫓았다. 강자풍은 기여온을 데리고 바비 인형 가게에 들어갔다가 다음으로는 디저트 가게에 들어가서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고승겸은 며칠 동안 관찰한 결과 강자풍이 기여온을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매일 이런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승겸은 이 과정을 완벽히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한편 남연풍은 고승겸이 매일 같은 시간에 밖에 나가는 것을 두고 의심스럽게 생각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러 가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남연풍이 몇 번인가 슬쩍 물어도 봤지만 고승겸은 말하기를 꺼리며 말끝을 돌리기 일쑤였다. 고승겸이 그런 모습을 보일수록 남연풍은 더욱 의심스러웠다. 그날 오후도 어김없이 고승겸은 다시 집을 나섰다. 남연풍은 휠체어에 앉아 잠시 고민한 뒤 그의 뒤를 밟아 보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아파트 입구에 나오자마자 차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갔고 찰나 속에 익숙한 옆얼굴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고승겸은 차를 렌트했던 것이다. 남연풍은 거동이 불편했지만 다행히 장애인 전용 택시를 부를 수 있었다. 다만 남연풍이 차에 오르고 나자 고승겸의 차는 이미 쌩하고 지나가 버린 뒤여서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운전기사에게 교외로 좀 돌아다녀 달라고 부탁했다. F국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아서 어디가 재미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냥 바람을 좀 쐬고 싶다는 핑계를 대었다. 운전기사는 이해한다는 듯 남연풍을 싣고 돌아다니다가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공원을 찾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곳에서 남연풍은 아까 눈앞에서 쌩하게 지나가던 고승겸의 차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소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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