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장
버럭하는 시중을 보고 소만리는 자신의 감정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시중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는 눈썹을 살며시 찡그렸다.
“고승겸이 당신과 내 남편을 엮어준 거야?”
소만리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되물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너는 내 남편과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고 있었다는 말이야?”
소만리의 놀란 모습을 보니 왠지 호정의 마음이 후련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난 처음부터 확실히 기 선생님이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 접근할지 고심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깨달았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는 것을. 내 몸을 포함해서요!”
“...”
시중의 말에 소만리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호정이 한 말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것이 자존심이라는 걸 가진 여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인가?
호정이라는 여자는 보통내기가 아닌 것 같았다.
소만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목구비가 정교하게 들어찬 작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예의 차린 미소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래서 호정씨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기모진이 나를 책임져야죠!”
호정은 고집스럽고 분명하게 마음에 준비해 두었던 말을 했다.
“책임져? 내 남편한테 어떤 책임을 지라는 거야?”
소만리가 담담하게 추궁했다.
호정의 두 눈가에 소만리에 대한 질투심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당신네 집안이 부자라는 건 알지만 난 돈이 아니라 사람을 원해요!”
호정은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처럼 당당하게 말했다.
소만리는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호정의 안색이 갑자기 나빠지며 물었다.
“소만리, 왜 웃어요?”
“호정씨가 너무 순진해서. 그래서 웃음이 나네.”
“...”
호정은 잠자코 있다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소만리,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 남편은 당신을 책임질 필요가 없고 오히려 책임은 당신한테 추궁할 수 있다는 거야.”
“...”
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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