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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장

소만리의 갑작스러운 손길에 기모진은 잠시 멈칫했다. 그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지만 그다지 즐겁고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모진, 당신 뭔가 걱정하는 거 있지? 그렇지?” 소만리는 결국 입을 열었고 정말로 기모진은 뭔가 숨기고 있는 사람처럼 살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들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야.” “그래?” 소만리가 웃었다. “소만리, 내가 아까 다른 생각하다가 컵을 못 받아서 이런 사단이 났지 뭐야.” 기모진은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발등을 애타는 듯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그러나 실상 그녀의 화상은 그다지 심한 정도가 아니었다. 소만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당신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알아.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내가 견딜 수 없는 것은 당신이야. 아무리 큰 걱정거리가 있어도 나한테 말하려고 하지 않는 당신 때문에 걱정이라고.” 소만리의 말을 듣고 기모진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소만리는 마음을 다잡고 결국 말을 꺼냈다. “그 시중, 그 여자와 관련이 있는 거야?”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의 얼굴이 얼어붙어 버렸다. 소만리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날, 그 여자와...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 어렵게 말을 내뱉은 소만리는 점점 굳어져 가는 기모진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의 이런 표정이 심상치 않은 일이라는 걸 말해 주었다. 소만리의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도 이런 상황을 너무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주위의 분위기는 점점 더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기모진은 깊은 눈동자를 들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았다. “소만리, 나 고승겸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진 것 같아.” 기모진의 엄청난 말이 소만리의 귀를 사정없이 때렸다. 함정에 빠졌다. 소만리는 속으로 이 말뜻을 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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