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3장
강자풍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그러나 그는 돌아서지 않고 기모진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 자리에 침착하게 서 있었다.
“강자풍, 정말 해독제 못 찾았어?”
“그렇게 말하는 의도가 뭐예요? 설마 내가 일부러 당신 아내를 구하지 않았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강자풍은 담담하게 웃으며 되물었다.
“자세히 찾아봤는지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기모진은 강자풍과 논쟁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만리를 위해 그 해독제를 찾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해독제는 고승겸한테서 어렵게 손에 넣은 것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해독제 외에는 소만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없었다.
“그녀의 옷 주머니는 나와 내 친구가 샅샅이 찾아봤어요. 당신이 말한 해독제 같은 건 정말 보이지 않았다구요.”
강자풍은 언짢음을 애써 참아 가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기모진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소만리가 항상 지니고 다니겠다고 약속했어.”
“그게 도대체 무슨 해독제예요? 소만리의 몸에 있는 것이 당신 몸속에 있는 독소와 같은 건가요?”
강자풍은 약간 무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기모진은 의혹에 가득한 눈초리로 강자풍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람의 몸을 파괴하는 건 물론이고 마지막 단계에선 정신까지 고통스럽게 괴롭히지만 사람을 죽게 하지는 않는 독소야. 끝없는 고문을 퍼붓는 독소라고 할 수 있지.”
“...”
강자풍과 함께 있던 이반은 기모진의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런 게 세상에 있다니. 어떤 사람이 이런 무서운 독소를 만들었을까.
이반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의사의 입장에서나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나 이 세상에 사람의 심신에 고문 같은 고통을 퍼붓는 독소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예요. 앞으로 더 끼어들지 않고 여기서 발 뺄게요.”
강자풍은 차갑게 말을 내뱉고는 가던 발걸음을 계속 이어갔다.
“강자풍,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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