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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8장

강자풍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제야 돌아섰다. 두 남자가 병실 입구에 서서 이따금씩 안을 들여다보았다. 침대에 웅크린 채 두 눈을 꼭 감고 눈썹을 찡그린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자풍은 너무나 걱정스러웠다. “강자풍, 소만리가 남편이랑 원래 사이가 안 좋아요? 왜 자꾸 저런 말을 하죠?” 이반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혹을 말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의혹의 그물을 파헤치듯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인 증상은 정말 이상해요. 누구보다 기세등등한 강인한 여왕의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겁에 질린 여자로 변해 버렸어요. 혹시 정신분열은 아니겠죠?” 이반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소만리의 상황을 두고 결국 불가사의한 결론을 내렸다. 이 말을 듣고 강자풍의 눈썹이 깊이 잠겼다. “정신분열?” 강자풍은 생각에 잠겼다. 이반이 한 말이 가능성이 없는 말 같지는 않았다. 지금 소만리가 보였던 두 가지 양상은 정말로 정신분열 증상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상하게 여겨졌다. “정신분열이 사람의 호흡을 흩트리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식은땀을 흘리게 만드는 거예요?” 이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과격성 인격으로 전환되면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이런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죠.” “그럼 정말 정신분열 증세와 비슷한 건가요?” 이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이건 내 전문 분야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병원 최고의 정신과 전문의를 소개해 줄 수 있어요.” 강자풍은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최고의 전문의로 소개해 주세요.” 의사가 병실에 도착한 후 소만리에게 진정제를 투여하자 강자풍은 차를 몰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중이 강자풍에게 기여온이 방금 깼다고 말했다. 그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가 기여온의 침실에 갔다. 아이가 침대에서 내려와 베란다에 서서 이른 봄의 햇살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작은 모습을 바라보는 강자풍의 눈빛은 자신도 모르게 솜털처럼 보드랍게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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