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장
기모진의 말을 듣고 남연풍의 시선이 기모진의 손을 향했다.
기모진이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의 정체를 보고 그녀의 표정은 확연히 달라졌다.
기모진이 몸을 일으키자 우뚝 솟은 검은 그림자가 남연풍의 얼굴에 드리워졌고 점점 온몸으로 퍼지더니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한 남연풍을 에워쌌다.
“이게 뭔지 잘 알지?”
기모진은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손에 쥔 주사기를 흔들어 보였다.
“그 사람이 하던 방법대로 그 사람을 다스리는 거지.”
기모진은 남연풍의 팔을 움켜쥐며 저항할 틈을 주지 않고 주사기를 남연풍의 정맥에 바로 찔러 넣었다.
남연풍은 아파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기모진이 능숙한 솜씨로 주사기에 든 액체를 정맥에 주입하는 것을 본 남연풍은 순간 온몸의 세포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헛.
자신이 개발한 신종 독소, AXT69.
그녀가 소만리를 겨냥해서 만든 독소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만들었던 독소를 자신의 몸에 주입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남연풍의 얼굴에서 감정의 동요를 지켜보던 기모진의 가슴에는 그동안 겪었던 고통의 일부라도 앙갚음할 수 있어서 일말의 기쁨이 느껴졌다.
“이제 알겠어? 당신이 개발한 기괴한 독소를 사람의 몸에 주사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겠냐구?”
기모진은 남연풍의 멱살을 가차없이 잡아당겼다.
“내가 겪은 고초와 고통은 따질 생각이 없어. 그렇지만 지금 당신은 그 독소를 내 아내에게 쓰고 있어. 남연풍, 넌 정말 악랄해. 남사택처럼 착한 사람에게 어떻게 당신 같은 악랄한 누나가 있을 수 있어?”
기모진이 남연풍을 확 밀쳤다.
남연풍은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먹먹했다.
몸속에 주입된 독소가 피를 타고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 들었고 이윽고 송곳으로 살을 찌르는 듯한 냉기가 엄습해 왔다.
이것은 당초 소만리가 느낀 통증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소만리에게 처음 독소를 주입할 때는 와인에 섞어서 먹게 했다.
왜냐하면 소만리에게 무색무취의 독소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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