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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4장

여지경은 자신을 안내해 주었던 그 경찰관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후, 소만리를 돌아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내가 이미 보석 신청했어. 우선 여기서는 나갈 수 있게 됐어. 하지만 당분간은 산비아를 떠날 수 없을 거야.” 소만리는 방금 분명히 보석으로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은 보석 신청조차 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이런 말을 들으니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경찰서를 나온 후에도 소만리는 지금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 외에 소만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여지경도 소만리의 감사 인사를 받아들이고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남편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 그렇지만 당분간은 산비아를 떠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소만리는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한 후에 여지경이 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기모진은 원래 자신이 살던 곳으로 우선 돌아가려다가 갑자기 소만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10여 분 후 그는 경찰서로 한달음에 달려와 소만리가 무사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 그는 놀라고 기뻐하며 그녀의 두 손을 꽉 잡았다. 소만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모진, 우리 우선 병원에 가자.” 기모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다친 발을 보고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소만리는 방금 여지경이 자신을 찾아온 사실과 취조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모진에게 말했다. 소만리의 말을 다 들은 기모진도 소만리가 보였던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 분이 그렇게 대범하게 넓은 도량으로 이해해 줄지는 정말 몰랐어.” 기모진이 감탄해 마지않았다. 소만리도 그의 말에 수궁하였다. “정말 나도 깜짝 놀랐어. 날 도와주시겠다니.” “당신이 선의로 한 일들이 씨앗이 되어 결국 이렇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 거야.” 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더니 마침내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듯 꼭 껴안았다. 소만리도 안심하고 아무 걱정 없이 기모진의 품에 기대었다. 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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