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1장
기모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그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일부러 몸을 사리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과 옷차림을 했다.
절제된 모습을 보이며 최대한 남들의 관심을 끌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쉽게 일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기모진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고개를 돌려 안나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얼른 위층으로 올라갔다.
안나는 기모진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고승겸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모진이 올라갔어.”
전화기 너머에서 안나의 말을 들은 고승겸은 입꼬리를 살짝 잡아당기며 일어났다.
그는 서재를 나와 안나가 기모진에게 가리켰던 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문을 밀고 들어가니 텅 빈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만리가 이 방에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기모진이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좀체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며 핸드폰을 꺼내 안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모진은?”
안나는 고승겸이 묻는 말에 영문을 모른 채 대답했다.
“방금 내가 가르쳐 준 방으로 들어갔는데. 기모진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걸 내가 봤단 말이야.”
“기모진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고? 그럼 이 방에 들어가는 것도 봤어?”
“...”
안나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고개를 들어 위층에 있는 방들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보고 있는 차가운 고승겸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바깥을 바라보며 서 있는 고승겸의 안색이 몹시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기모진이 그를 따라 산비아에 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적진에 들어온 기모진을 난처하게 만들려고 모든 계획을 세워둔 터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계획을 비웃듯 기모진은 이 방에 나타나지 않았다.
고승겸은 기모진이 소만리가 있는 방을 찾아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달려가 보았지만 몇몇 시중이 소만리의 화장을 고쳐주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기모진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깊어졌다.
기모진은 분명히 위층으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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