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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5장

소만리는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여지경이 무슨 일로 자신을 찾는 것인지 궁금해했다. “똑똑.” 여지경은 다시 노크를 하며 동시에 입을 열었다. “소만리, 안에 있는 거 알아. 문 열어.” 소만리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다가가 방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여지경은 앞에 서 있는 소만리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던 여지경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까 일은 정말 미안하구나. 그리고 내가 국물을 못 마시게 막아줘서 고마웠어.” 여지경의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에도 소만리는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 방금 안나 모녀의 잘못을 똑똑히 꿰뚫어보고 맹렬히 비난하던 여지경의 모습을 보고 소만리는 여지경이 분명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짐작한 대로였다. 그녀가 이렇게 사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인품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여사님이 괜찮으시면 됐어요.” 여지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아름다운 눈이 소만리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 “넌 잔꾀가 있는 아이로구나. 나도 바보는 아니거든.” 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의아해하며 여지경을 바라보았다. “그 냄비 안에는 처음부터 그 귀걸이가 없었어. 네가 넣은 거야.” 여지경의 말에 소만리는 문득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지경은 그때 소만리의 행동을 다 보고도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복도에는 CCTV 같은 거 없어. 도둑이 제 발 저려 스스로 잘못을 시인한 것뿐이야.” 여지경도 보통 잔꾀가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소만리는 여지경의 본모습을 본 것 같아 깜짝 놀랐다. “난 네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적어도 나쁜 마음은 없었어.” 여지경의 이 말은 마치 소만리를 칭찬하는 말처럼 들렸다. “승겸이에 대한 네 마음만 진심이라면 앞으로 시어머니로서 널 푸대접하진 않을 거야.” “...” 소만리는 여지경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인정해 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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