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장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다 양이응이 오만하고 우쭐해하면서 한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기모진에게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다는 걸 확신하는 도도하고 자신만만한 양이응의 눈빛을 생각하니 정말로 견딜 수가 없었다.
소만리는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고 심호흡을 했다.
스스로에게 냉정해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문을 걸었다.
하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그런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뒤돌아섰다. 다시는 보러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거울을 등지고 서서 얼굴에서 밀려오는 따끔따끔한 통증을 참았다.
갑자기 어두움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가서 시도라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소만리는 옷을 갈아입고 마스크를 썼다.
막 나가려고 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소만리가 다가가 문을 열자 기모진이 눈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두 눈이 마주치자 소만리는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아 말했다.
“사장님, 무슨 일로 오셨어요?”
소만리는 기모진이 왜 집으로 돌아왔는지 이상하게 여겼다.
기모진은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갔어야 되는데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소만리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모진이 소만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뭔가 평소와 달랐다.
“괜찮아?”
잠시 동안 소만리를 지그시 바라보던 기모진이 드디어 입을 열어 물었다.
괜찮냐고?
소만리는 영문을 몰라 눈망울을 굴렸고 이내 조금 전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사장님도 알고 계셨어요? 방금 일어난 일?”
“그래.”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지금 괜찮아?”
“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괜찮아요.”
소만리는 아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죄송한데요, 사장님. 제가 잠시 외출할 일이 좀 있는데 휴가 좀 쓸 수 있을까요?”
“지금 나가게? 내가 데려다줄게.”
“...”
소만리는 기모진이 예전에 이렇게 다정하고 살갑게 대하는 걸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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