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장
”이미 틀려먹은 것 같아.”
“아마 익사했을 거야.”
“어이구, 어떡해. 쯧쯧.”
구경하던 사람들이 저마다 안타까운 듯 한 마디씩 했다.
그런 말들이 양이응의 귀에도 들어갔고 양이응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흡족했다.
소만리, 죽었다니 정말 잘 됐어.
네가 경연을 죽인 업보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껏 저주의 말들을 퍼부으며 분풀이를 했다.
그러나 그녀가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던 그 순간 뜻밖에 호수 한가운데 잔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호수 표면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다.
온몸이 흠뻑 젖은 소만리가 손을 들어 이마를 덮고 있던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얼굴을 내밀었다.
소만리의 이런 모습에 모든 사람들은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소만리는 얼굴을 돌렸다.
젖은 마스크가 얼굴에 달라붙어 아무도 소만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맑고 날카로운 눈매는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소만리는 호숫가에 모여든 사람들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날카로운 시선을 들어 그 많은 군중을 뚫고 정확히 양이응에게 시선을 떨구었다.
소만리는 유유히 헤엄쳐 호숫가 가장자리로 갔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양이응은 어안이 벙벙했다. 소만리가 언제 수영을 배웠는지 그녀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양이응은 소만리의 과거 모든 자료와 이력을 살펴보았었다.
그 안에는 소만리가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히 적혀 있었다.
소만리에 관한 모든 것을 숙지한 후 충분히 준비했는데 뜻밖에 이런 복병이 생기다니 생각할수록 양이응은 분통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도 간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만리는 오늘 양이응을 보고 또 한 번 깨달았다.
이 여자가 이렇게 사악할 줄은 몰랐다.
넋을 잃고 멍해 있는 양이응에게 소만리가 조용히 다가가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구경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와, 아까 물속에서 나오는 장면 내가 찍었는데 정말 멋있어요.”
“눈이 이렇게 아름다운 걸 보니 역시 얼굴도 예쁠 것 같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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