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0장
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한 장씩 훑어보기 시작했다.
소만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사진을 보러 갔다.
사진을 보고 있던 남자는 긴 눈을 들어 소만리를 바라보다가 소만리의 눈에 비친 날카로운 눈빛을 포착했다.
“왜 그렇게 흥분한 얼굴을 하고 그래?”
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소만리는 조용히 눈 속의 날카로움을 거두며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나랑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요.”
소만리의 핑계는 그럴듯하게 들렸고 남자도 아무런 의심 없이 사진을 보는데 다시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신과 이름이 같은 여자가 어떻게 생긴 거 같아?”
소만리는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한 여성을 바라보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뭐, 그저 그렇게 생겼구만.”
“그저 그렇게?”
남자는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에는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
“이 얼굴이 그저 그렇게 생긴 얼굴이라고 한다면 당신 얼굴은 정말 절세미인이었겠는 걸. 안 그러면 어떻게 이런 얼굴을 보고 그저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어, 안 그래?”
“...”
소만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남자가 묻는 소리를 들었다.
“그럼 이 남자 얼굴은 어떻게 생각해?”
사실 소만리는 처음부터 기모진의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었다.
남자가 이렇게 묻자 그녀는 당당하게 사진 속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멋있고, 기품 있어요. 내가 본 남자 중에 제일 멋진 남자예요.”
“당신이 본 남자 중에 제일 멋진 남자?”
남자가 되물었다. 여태껏 무표정하던 그의 잘생긴 얼굴에 갑자기 약간의 기복이 나타났다.
태블릿 PC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 남자는 은은한 달빛 같은 눈망울을 들고 소만리의 잔잔한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그럼 내 생김새는 어때?”
소만리는 이 남자의 말을 듣고 남자의 얼굴에 시선을 떨구었다.
강직하게 쭉 뻗은 검은 눈썹, 야무지게 도드라진 입술, 새하얀 얼굴에 조각처럼 빚어 놓은 이목구비가 더없이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잘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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