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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장

”꼬마야, 속지 마. 요새는 나쁜 사람들도 다 좋은 사람처럼 생겼어. 너랑 동생은 아직 어려서 잘 몰라. 낯선 사람을 그렇게 쉽게 믿으면 안 돼.” 경비 아저씨는 진지하게 훈육을 하고 기여온을 안은 채 돌아서며 기란군에게 주의를 주었다. “꼬마야, 얼른 따라와. 곧 수업 시작할 거야.” 기란군도 더 이상 경비 아저씨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자풍에게 다가가 작은 얼굴을 들었다. “이거, 돌려줄게요. 내 여동생이 싫대요.” 기란군은 손을 뻗어 건네주었다. 강자풍은 기란군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상자를 보고 실망한 듯 웃으며 상자를 받아들었다. 이렇게 거부하며 자신을 피하려는 기여온을 돌아보며 강자풍은 상자를 손에 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여온아, 오빠가 찾아오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 “오빠는 네가 클 때까지 기다릴 면목도 없고 네가 잘 크는 걸 바라볼 자격도 없어. 여온아, 건강하게 잘 지내. 나중에 혹시 우리가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네가 아주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 강자풍은 작은 상자를 들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여온이는 오빠한테 너무나 큰 기쁨을 주었어. 이제 그 기쁨을 여온이한테 돌려줄게. 영원히 행복하고 기쁜 하루하루를 살길 바래.” 강자풍은 작은 상자를 기여온의 손에 쥐여주었다. 기여온은 유리처럼 큰 눈을 들어 갑자기 강자풍을 바라보았다. 강자풍은 봄날의 햇살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여온아, 잘 있어.” 그는 말을 마치고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훌쩍 돌아섰다. 기란군은 한발 앞서 강자풍의 뒷모습을 향해 외쳤다. “정말 가는 거예요?” 강자풍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기란군을 한번 슬쩍 돌아보고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걸어갔다. 기여온은 강자풍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왕방울만 한 눈에 어느새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찡그리며 작은 손으로 상자를 살짝 열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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