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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장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타는 듯한 빛이 가득했다. “모진, 나 너무 나무라지 마.” “바보야. 내가 왜 당신을 탓하고 나무라겠어?” 기모진은 서둘러 그녀를 달랬다. 눈앞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그의 마음은 조금도 아프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소만리가 눈썹만 찌푸려도 마음 아파하던 기모진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눈앞에서 울고 있는데도 그의 마음속엔 조금도 동요가 일지 않았다. 기모진도 그런 자신이 당혹스러웠지만 일단 별생각 없이 다정하게 위로했다. “너무 슬퍼하지 마. 그냥 반지일 뿐이야. 나중에 다시 사면 돼. 우리 이제 케이크 만들자.” 소만리는 바로 울음을 그치고 찌푸려 있던 미간을 다시 풀며 활짝 웃었다. “모진, 너무 고마워. 당신 나한테 정말 잘 해줘서.” “당신은 내 아내야. 내가 당신한테 잘 해주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 해주겠어.” 기모진이 상냥하게 웃으며 소만리와 함께 베이킹을 다시 시작하려는데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소만리,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응.”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는 기모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점차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옆에 서 있는 세 명의 어린아이를 내려다보았다. 기여온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막내는 귀엽게 옹알이를 했다. 그리고 기란군은 한켠에서 자신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소만리는 불쾌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고 호기심 어린 기란군의 시선 따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대여섯 살짜리 꼬마는 그녀의 눈에 장난감으로 보일 뿐 일말의 위협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모진이 방금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목을 움켜쥐었을 때를 생각하니 그녀의 마음이 설렜고 심지어 뭔가 사랑 같은 걸 느꼈다. 어쨌든 기모진처럼 멋진 남자는 여자를 꼼짝 못 하게 하는 매력이 온몸에 철철 넘쳤다. 그녀도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 강렬한 그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기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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