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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6장

그러나 소만리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앞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마침 앞에 수도꼭지가 있는 것을 보고 머리에 물을 끼얹어 정신을 차려 보려고 했지만 수도꼭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모진...”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 기모진의 이름이 떠올랐지만 무거운 눈꺼풀이 그녀를 짓눌렀다. 소만리와 똑같은 얼굴을 한 그 여자는 득의양양하게 정신을 잃어가는 소만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모진은 회사 일을 마치고 제일 먼저 기 씨 본가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세 아이들이 함께 옹기종기 모여 정답게 노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위청재는 사화정의 곁을 지키며 수시로 얘깃거리를 찾아 사화정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화정은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적어도 분위기는 그렇게 침울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모진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왜 소만리가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기모진은 방금 사 온 간식거리를 세 아이에게 나누어주었다. 기란군은 기모진이 사 온 케이크를 보고 길고 예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아빠 케이크 사왔네. 엄마가 이따가 재료 사 와서 케이크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엄마가 뭐 사러 갔어?” 기모진이 궁금해하며 기란군에게 물었다. “소만리가 케이크 재료 사러 간다고 해서 나갔는데 30분 정도 됐으니까 이제 곧 올 거야.” 위청재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가 사 온 케이크를 거두어들이며 말했다. “그럼 이따가 엄마가 케이크 만들면 같이 먹을까? 어때?” 기모진은 아이들과 이렇게 소통하는 것이 너무나 즐거워서 아이들에게 제안했다. 특히 기여온의 눈을 바라보며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그는 눈을 깜빡이고 있는 기여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온아, 우리 조금 이따가 케이크 만들어서 엄마랑 같이 먹자, 어때?” 기여온은 수정같이 맑고 깨끗한 동그란 눈을 반짝이고는 귀엽게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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