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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장

”죄송합니다.” 소만리는 미안한 듯 재빨리 몸을 구부려 모자를 집어 건넸다. 소만리가 눈을 들어 보니 얼굴을 거의 반쯤 가릴 정도로 큰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보였다. 선글라스에 가려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소만리는 이 여인의 이목구비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갸우뚱거렸다. “괜찮아요.” 여자는 소만리가 건네준 모자를 받아들고 싱긋 웃으며 백사장으로 향했다. 여인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던 소만리는 잠시 넋이 나간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소만리, 뭘 보고 있어?” 기모진이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우선 호텔로 돌아가자.” “모진, 방금 그 여자 생김새 봤어?” 소만리는 기모진의 발걸음을 따라가다가 참지 못하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 여자도 마침 소만리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소만리 이외의 여자에겐 관심 없어.” 기모진의 대답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호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달콤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왠지 마음 한켠이 불안했다. 그러나 불안해하던 마음도 이 남자의 달콤한 애정 공세에 바로 깨끗이 날아가 버렸다. 기모진이 예약한 호텔은 규모가 아주 큰 건물이었고 안에 내부 장식도 화려했다. 게다가 안에는 큰 수영장도 있었다. 소만리는 예전에 자신이 시약을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던졌던 일을 떠올리며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에 또 비슷한 위험에 처했을 때는 적어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어야 했다. 오후 내내 기모진의 밀착 지도 아래 소만리는 거의 기본적인 영법을 배웠다. 해 질 무렵 황혼이 해변을 황홀하게 물들이며 마지막 붉은 온기를 불태우고 있었다. 종업원이 와인과 세심하게 세팅한 저녁을 보내왔다. 소만리는 산뜻하고 섹시한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반쯤 몸을 담근 채 노을빛을 눈에 담고 있었다. 한여름의 저녁 바람이 더위를 쓸어내리는 듯 살랑살랑 불어오자 소만리는 행복감에 젖은 듯 기모진의 곁에 기대었다. “이렇게 당신이랑 아무 걱정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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